철자원 상생포럼 '철스크랩 전략물자 지정 등 수출제한 추진'
국내 철강업계가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를 위한 시장 기반 조성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철스크랩의 전략물자 지정 등 수출제한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 내 수출 필요성과 국제 무역환경 등을 감안하면 제도화까진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철강협회와 한국철강자원협회는 지난 12일 부산 강서구 신라스테이 서부산에서 '제3차 철자원 상생포럼 실무회의'를 개최했다.
철자원 상생포럼은 수요업계 대표 철강협회와 공급업계 대표 철강자원협회를 주축으로 업계 간 공동 발전을 위해 지난 2023년 발족한 협의체다. 각 협회는 공동사무국을 통해 상생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수요업계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대한제강, 한국철강 등 6개사, 공급업계는 에스피네이처, 대한강업, 디엔스틸앤테크, 진주기업, 세림철강 등 5개사가 참여 중이다.
12일 부산 강서구 신라스테이 서부산에서 '제3차 철자원 상생포럼 실무회의'가 개최됐다(사진=한국철강자원협회)이날 회의는 올해 사업실적 보고와 내년도 사업계획 협의를 주요 안건으로 진행했다.
철자원 상생포럼 사무국이 발표한 올해 사업실적은 크게 △건전한 철스크랩 거래시장 기반 조성 △회원사 지원과 정책 합리화 △협력 네트워크 강화 등이다.
우선 상생포럼 사무국은 철스크랩 등급 개정을 완료했다. 지난 10월 1일부로 KS D2101(주철 및 강 스크랩)에서 경량B 등급의 대표제품 표시를 삭제하고 주물 스크랩 등급을 신설했다.
불순물 혼입률 기준에 따라 경량B 등급은 '불순물 2.0% 이하'의 조건임에도 대표제품으로 명시된 품목들이 별다른 정제 과정 없이 제강사에 그대로 납품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해 삭제됐다.
이와 함께 업계의 요청으로 △주물A(KD1) △주물선반(KD2) △주물압축(KD3) 등 주물 스크랩 등급이 신설됐다.
주물 산업에서 사용하는 스크랩은 일반 제강용과 성상·용도가 달라 별도의 품질 기준이 지속 요구돼 왔다. 주물A의 경우 기존 모터블록 등급 조건을, 주물선반과 주물압축은 각각 기존 선반B 등급, 압축C 등급을 재배치했다.
특히 건전한 철스크랩 거래시장 기반 조성을 위해 내년 상반기 철강협회와 자원협회, 산업통상부를 대상으로 '철강-철자원 거래 질서 개선 상생 협약(가칭)'을 체결하기로 했다.
철스크랩 어음거래 축소, 현금거래 확대 등 거래 관행 개선과 함께 검수 객관성 확보를 위한 인공지능(AI) 활용 거래 시스템 구축 등이 골자다. 정부의 '철스크랩 산업 육성 방안' 발표 시기를 감안해 구체적인 협약 체결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정했다.
또한 최근 리튬 계열 폐배터리가 철스크랩에 혼입되면서 화재 사고가 잇따르는 등 심각한 안전문제로 떠오르면서 상생포럼 사무국은 재활용 의무 대상 품목 확대 등 법 제도 개선에 이어 폐전지 AI 선별기술 등 시스템 개발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산업통상부 '산업 AI 솔루션 실증·확산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철스크랩 AI 솔루션 도입 지원을 통한 업계 경쟁력 강화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 철스크랩 전략물자 지정 등 수출제한 추진
내년 사업계획으로는 △철스크랩 전략물자 지정 등 수출제한 추진 △유관 협회와의 교류 강화 △납품차량 등록 기반 물류이동 통계 구축 등이 상정됐다.
철스크랩 전략물자 지정은 본격적인 탄소중립 이행에 따라 주요국들이 저탄소 원료인 철스크랩 수출제한에 나서면서 국내에서도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단 배경에서다.
'철스크랩 수출 면허제도'를 도입하는 등 단순 국내외 단가 차이를 악용하는 이른바 사무실 업체의 시장 교란 행위를 막고 적정 기반 시설이 없는 업체들의 부적절한 관리로 인한 국내 스크랩 품질의 신뢰도 하락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에 내용을 추가해 산업부장관이 국내 철스크랩의 안정적 공급과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일정 기간 또는 물량에 대한 수출제한 등의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내부 일각에선 업계 내 수출 필요성과 가격 형성 문제, 국제 무역환경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수출제한 필요성은 공감되나 제도화에는 상당한 난제가 있을 것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원순환제도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철스크랩 주요 발생처인 폐자동차, 폐타이어 등과 관련 정책도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협회, 폐타이어협회와의 정기적 교류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철스크랩의 발생과 이동에 대한 통계자료가 부족한 현실을 감안해 각 제강사 납품등록 시스템과 연계해 물류이동 통계 구축에도 나서겠다는 목표다.
철자원 상생포럼 사무국 관계자는 "이번 실무회의에서는 업계 핵심 이슈를 중심으로 산업 전반의 구조적 과제들을 폭넓게 논의했다"면서 "앞으로도 자원순환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실질적인 협력과 정책 제안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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