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철강포럼 세미나] 산업硏 정은미 선임연구원 “주요 경쟁국의 정책 대응에 대응할 때”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철강포럼가 주최한 ‘K-스틸법 발의, 그 의미와 향후 과제’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산업연구원 정은미 선임연구원은 ‘철강산업 동향 및 주요 경쟁국 비교’를 주제의 발표로 국내외 철강 현황과 국가별 철강 지원 정책, 국내 철강업의 과제 등을 이야기했다.
발표 서두에서 정은미 선임연구원은 ”세계 철강수요는 2022년 17.8억 톤을 기록한 이후 횡보하고 있는데, 중국의 감소세를 인도의 증가세로 상쇄하는 흐름“이라며 ”올해(2025년) 세계 철강 수요는 주요국 재정 확대와 미국의 실효 관세율 하향 등으로 소폭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무역 및 관세 협상과 정책 불확실성 확대, 투자 및 무역 위축 등으로 인한 성장세 약화 등의 하방 위험(리스크)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세계 조강 생산의 경우는 2021년 19.6억 톤을 기록한 이후 최근 18.9억 톤 전후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조강 생산은 10억 톤을 상회하며 글로벌 조강 생산 점유율의 50% 이상을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의 제조업 역량 확대에 따른 현지 수요 증가의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다른 주요국도 철강 생산이 제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등 철강업 생산이 제조업 경쟁력과 밀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서 정은미 선임연구원은 국내 철강산업의 현황도 확인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철강재 내수는 4,720만 톤, 철강재 총생산은 6,590만 톤으로 집계됐다. 내수는 코로나19 시기 수준보다 하회하는 수준으로 부진하고, 생산은 10년래 최저를 기록할 정도로 위축됐다. 게다가 전기료 인상과 건설업 역성장 등의 영향으로 업계 설비 가동률도 급격히 하락하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철강 수출입 실적에도 업황 악화가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철강재 수출은 2,840만 톤 수준으로, 생산 대비 수출 비중이 43.1%까지(2021년 36.8%) 상승했다. 내수 부진으로 국내 업체들이 수출 시장으로 눈을 돌린 가운데 수출단가 부담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의 경우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60만 톤 수준으로 2022년보다 오히려 증가했고 일본산과 중국산이 급증하는 흐름을 보였다.
정은미 선임연구원은 ”2025년 국내 철강시장은 내수 및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뵌다“라며 ”건설투자 침체와 주요 철강 수요산업들의 수출 위축 등으로부터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후 정 연구원은 철강업계 앞에 높인 주요 과제를 설명했다. 먼저 ‘교역구조’ 부문에선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수출 불확실성이 높아졌단 진단이다. 2022년부터 미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철강 수출국으로 부상(수출 점유율 13.1%/강관 22%, 평판압연제품 12.6% 등)한 가운데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현지 건설 및 에너지산업 등으로의 범용 제품 경합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수입구조의 양극화에도 대응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일본과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로 대량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높은 단가 제품으로 인식되는 특수강 부문에서도 수입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글로벌 공급과잉 압력’도 주요 업계 이슈로 지목되고 있다. 아세안과 인도 등 신흥국 중심으로 철강 설비가 확대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2019~2024년 세계 철강생산 능력이 3.4% 증가하는 등 공급 과잉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글로벌 철강 시장 일각에선 각국이 수입 철강재 유입 급증으로 무역구제조치를 강화하는 등 반작용도 확인되고 있다.
더불어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계 부담’이 이제는 업계의 핵심 도전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철강기업들의 상공정&하공정 해외 진출과 함께, 반도체·자동차·조선·가전 등 ‘주력 산업이 해외 이전’에 나서고 있어 국내 산업생태계 약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산업계는 메가 트랜드(디지털혁신, 기후대응, 인구구조 변화 등)와 산업생태계의 대전환을 고려한 전략 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평가된다. 주요 산업에서 주력 제품군의 변화와 수요자 욕구(니즈)가 변화함에 따라 소재 성능의 변화와 제조 방식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또한 미래 유망 시장에 대응하는 소재 공급 역량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주요국의 경우 새롭게 제조기반을 조성하는 등 대대적 산업 개편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국 정치권이 산업 정책에 적극 개입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으며 ‘경제안보’를 수출규제와 기술규제, 인적자원 규제로 확장하거나 묶는 등 글로벌 가치사슬과 공급망이 변화하는 점과 궤를 같이하는 흐름이란 평가다.
유럽연합(EU)은 역내 철강 및 금속산업 경쟁력 강화와 탈탄소화를 겨냥한 ‘철강금속행동계획’을 지난 3월 시작했으며, 유럽 철강산업의 국제경쟁력과 기후중립 전환, 양질의 일자리 확보 등을 위한 종합 실행 전략인 ‘Steel Action Plan’을 시행하고 있다.
영국도 브리티시스틸 제철소 폐쇄 위기에 대응하고 철강전략위원회 설치·운영을 위한 ‘철강산업 특별 조치법’을 지난 2월부터 시작했으며 미국은 차세대 철강과 제철산업을 유치하기 위한 ‘철강산업 현대화법’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주요국들이 자국 철강산업에 대한 정책 강화 및 제도적 기반 확립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행동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은미 선임연구원은 ”국내 철강산업은 내수 경기 위축과 수출 여건 악화로 2025년에도 저성장이 전망된다“라며 ”게다가 전 세계 보호무역기조 및 철강 공급망 불안정성의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철강산업의 원가절감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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