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트럼프 관세 협상 타결에도 철강산업 타격 불가피”

증권 · 금융 2025-08-13

우리 정부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관세 협상을 타결했지만 철강 부문은 관세 인하 논의에서 배제된 탓에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품목들을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발표한 ‘현실화된 트럼프發 관세전쟁(III)-한-미 무역협상 결과 및 주요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통해 “국내 철강업체들은 그동안 높은 이익을 향유했던 미국시장에서 수출마진의 축소가 불가피하며, 대미 수출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강관 및 표면처리 업체들을 중심으로 수익성 약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신평에 따르면 이번 무역협상 결과에서 철강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 논의가 배제됨에 따라, 6월 4일부터 적용되고 있는 대미 철강 수출에 대한 50%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가 25%의 철강 관세를 발표할 당시 현지 철강 가격 급등을 초래하면서 관세부담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후 미국 철강 소비 감소와 시장 불안에 따른 관망세, 구매력 약화 등이 가격 하락압력으로 작용함에 따라 6월 추가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철강 가격은 5월을 고점으로 둔화 내지 정체되는 양상이다. 시장가격 상승에 힘입어 25%의 범위 안에서 관세부담을 어느 정도 수용했던 수입업체들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철강업체에 가격 인하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對미 철강 수출량 및 수출 비중. (출처=한국철강협회, 한국신용평가)상반기 對미 철강 수출량 및 수출 비중. (출처=한국철강협회, 한국신용평가)

2025년 상반기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은 144만 톤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7.6% 감소했다. 쿼터제 폐지에도 불구하고 다소 위축된 모습이나, 쿼터제가 적용되었던 지난 2018년부터 2024년 상반기 평균물량인 141만 톤과 유사한 수준이다. 다만, 계약 및 통관시점 등을 반영한 실질적인 관세효과가 2~3개월 후행해서 나타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부터 고율 관세로 인한 대미 철강 수출 위축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

현재까지 영국을 제외한 주요 경쟁국들도 철강 품목에 한해서는 50%의 동일 관세를 부담하게 되면서 미국 내 수출 경쟁지위에 큰 변동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한국은 2025년 2월까지 쿼터 내 무관세라는 미국 철강 232조 예외조항이 적용되었던 만큼, 기존부터 관세가 부과된 국가에 비해 경쟁여건이 불리해진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범용재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 제품이나 저가 수입재로 대체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멕시코, 캐나다, 브라질 등 대미 철강 수출 상위국들이 아직 협상을 완료하지 않은 상황으로 대미 수출환경에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또한, 국내 사업계에서는 미국 관세로 인한 부정적 파급효과에 보다 주목해왔다. 6월부터 일부 전자제품들이 철강 파생제품으로 분류되어 관세부담이 더욱 높아진 가운데, 자동차의 경우 금번 관세 인하에도 수출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한 고객사로부터의 가격 인하압력 상승, 고객사 현지화 전략 및 생산망 변경에 따른 수요 위축 등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익스포져가 크지 않은 철강업체들에게도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

한편,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협상 내용에 대규모 양질의 미국 투자가 포함되면서 이에 따른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가 중장기적으로 미국 철강 소비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국내 철강산업에 있어서도 미국시장 내 입지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수출산업들의 공급망 변화를 초래함으로써 현지 투자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철강그룹사 중 세아제강지주계열 타격 가장 커, 미국 내 직접 투자 가속화 예상

포스코그룹과 현대제철계열, 세아제강지주계열과 세아베스틸지주계열 등 주요 철강 그룹사별로 살펴보면,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세아제강지주계열의 실적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기준 세아제강지주 연결기준 미국향 매출 비중은 38.1%로 타 그룹사에 비해 월등히 높다. 특히, 수출 관점에서 주력 계열사인 세아제강이 대미 수출의존도가 30%를 상회하고, 미국 수출용 에너지강관의 이익기여도가 높은 만큼, 중단기간 실적 변동성에 노출된 상황이다.

따라서, 세아제강을 중심으로 해외 계열사들과의 상호협력을 통한 다변화된 판매·유통채널 활용, 현지 생산능력(SeAH Steel USA) 극대화, 미국 내 유연한 수출가격 정책과 대체지역 발굴, 고부가 제품을 통한 수출경쟁력 확보 등을 바탕으로 관세위험을 최소화하고 실적 변동성을 통제하는 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주요 철강그룹사 지역별 매출 비중. (출처=한국신용평가, 각사 공시자료)주요 철강그룹사 지역별 매출 비중. (출처=한국신용평가, 각사 공시자료)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대미 수출의존도가 낮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실제 양사는 잠정실적 기준 미국 관세 영향이 미쳤던 2025년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관세 영향보다는 원료가격 하향 안정화에 따른 마진 스프레드 개선이 수익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냉연강판의 주 고객사인 자동차나 가전산업이 여전히 높은 관세위험과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있어 하반기부터 고객사로부터의 가격 인하압력이 커질 수 있다. 또, 대미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큰 강관사나 표면처리강판 업체들의 수출 제약이 결국 중간재인 열연 수요를 간접적으로 저해함으로써 판재시장 전반의 수급부담을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현대제철은 중장기 계획 하에 미국 현지 전기로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포스코 역시 업무협약을 통해 공동투자자로 참여하는 등 양사의 미국 현지화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투자는 양질의 수요 확보 및 공급망 안정화 차원에서 타당한 전략임은 분명하나, 업황 약세 하에서 중단기간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투자구조가 밝혀지는 시점에 관련 영향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특수강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세아베스틸지주계열 또한, 미국향 매출 비중이 크지 않다. 다만, 자동차 산업을 핵심 수요처로 두고 있어 미국 관세로 인한 자동차 수출 위축 및 자동차 부품사들의 공급망 이전 등이 특수강 사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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