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초음파 패치 개발
웨어러블 초음파 장치는 병원 진단은 물론 재활 모니터링과 원격의료 등 다양한 의료 현장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용화된 장치들은 대부분 납(Pb) 기반 압전 세라믹을 사용해 인체와 환경에 유해성을 안고 있으며, 장치의 성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닌다. 이에 따라 납을 완전히 대체하면서도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초음파 소자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 바이오닉스연구센터 이병철 박사팀은 KAIST(총장 이광형) 정재웅 교수팀, 서울대병원(병원장 김영태) 이활 교수팀, 스탠퍼드대학교(총장 Jonathan Levin) 쿠리-야쿱 교수팀과 공동으로 실리콘 기반 일회용 친환경 초음파 패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해 물질인 납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기존 고가의 납 기반 초음파 소자를 뛰어넘는 성능을 최초로 구현한 것이다.
연구팀은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실리콘을 나노 기둥 구조로 정밀하게 가공해 초박형 패치를 제작했다. 초음파 소자에 필수적인 정합층과 흡음층을 제거하면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확보해 두께가 수백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얇은 구조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납을 완전히 배제하면서도 기존 장치보다 개선된 출력과 영상 품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제작된 패치는 실제 실험을 통해 성능과 활용 가능성이 입증됐다. 상용 소자 대비 30% 이상 높은 출력 압력을 기록해 영상 품질이 크게 향상됐으며 목처럼 움직임이 많은 부위에서도 혈류 속도와 혈관의 직경을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었다. 또한, 혈압계와 비교해 96% 이상의 정확도를 보여 임상 적용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번 기술은 향후 원격 진료나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기기 분야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리콘 기반 초음파 소자는 반도체 공정을 활용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사용 후에도 환경 부담이 적다. 특히, 원가가 기존 납 기반 소자의 약 1/20 수준으로 낮아 경제성이 뛰어나며 친환경적 특성까지 갖춰 일회용 초음파 패치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앞으로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하고 심뇌혈관 질환 조기진단을 비롯해 재활 모니터링, 정신건강 관리 등 다양한 의료 분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KIST 이병철 박사는 “이번 연구는 몸과 환경에 해로운 납 대신 안전한 실리콘을 활용해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초음파 패치를 구현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이활 교수는 “실리콘 기반 초음파 영상 기기는 압전 소자 기반 기기에 비해 유연하고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어 다양한 상황에서 초음파 영상의 의학적 적응의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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